이 앨범은 지상의 것과 거리가 먼 헤비메틀 시그널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드라마틱한 송가 Imperial에서도 인간의 상상력으로만 짐작할 따름인, 이 세상의 발견되지 않은 공간인 지옥풍경을 들려준다. 그리고 발매 한 달 전에 공개한 Shitstorm은 매력적인 그루브와 노기 충천함을 담은 타이틀이다. 그리고 무중력과 판타지를 오가는 샘플링 속에 한껏 가라앉은 튠으로 무자비한 공격을 가한다. 이제는 누가 의심을 하건 간에 당시의 하드코어 인더스트리얼로부터 완벽한 21세기 식 하이브리드 메틀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음악이 더 스트레이트해진 만큼, 추상적인 성찰에서 하루하루의 사건과 주제, 생각들에 더 가까워졌다. 그 까닭에 Devin이 지닌 자연 그대로의 목소리를, 트랜스를 결합한 어쿠스틱 트랙인 Two Weeks에서도 들을 수 있다. 그는 결코 지칠 줄 모르지만 SYL의 자신에게도 이러한 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Shine에서는 Devin이 어느 앨범에서나 들려주는 혼란스러움 속의 광기가 친숙하게 들릴 정도이다. 이제 혼란을 넘어 환상적으로 들리는 귀신 붙은 트랙 Possessions는 수많은 여성 코러스와 아기의 음성변조를 넣은 실험작이다. Zen에서도 음성의 합성과 변조가 많이 나타나지만, 연주는 날것 그대로이자 그루브와 드라이브감을 항상 유지한다. 앨범의 주제를 일깨워주는 듯 점점 고조되는 규칙적인 교신음과 주파수대를 찾는 잡음이 엉킨 Info Dump에서는, 앨범에서 유일하게 밴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당신의 CDP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영화 Alian의 카피인 "우주에서는 아무도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를 기억하는가? 모두의 고막에서는 진공 상태에서 교신이 실패한 듯한 버징음이 난무한다. 이 곡이 호소하듯 Alien은 SYL캠프가 지구인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원래 녹음한 12트랙 모두를 전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