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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our Time Has Come
2. Out Of Exile
3. Be Yourself
4. Doesn''t Remind Me
5. Drown Me Slowly
6. Heavens Dead
7. The Worm
8. Man Or Animal
9. Yesterday To Tomorrow
10. Dandelion
11. #1 Zero
12. The Curse
슈퍼 밴드의 완성, 복고와 모던의 이상적 결합!
AUDIOSLAVE / OUT TO EXILE
오디오슬레이브"Audioslave"의 새 앨범이 발매되었다. 이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첫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크리스 코넬과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 이하 ‘RATM’"의 결합이 이제는 어느 정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는 것. 밴드 출범 때만해도 ‘잘못된 만남’ 운운해대던 야유와 비난이 수그러진 채, 오디오슬레이브는 자체의 복고 사운드만으로 새로이 인정받게 되었다.
둘째, 오디오슬레이브의 등장은 슈퍼 밴드들의 결합을 촉발시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빌리 코건"Billy Corgan" 주도의 즈완"Zwan"은 비록 앨범 한 장만에 자초하고 말았지만, 같은 하드록 스타일을 추구하는 벨벳 리볼버"Velvet Revolver"가 그들의 뒤를 성공적으로 잇고 있지 않은가. 스톤 템플 파일러츠"Stone Temple Pilots" 출신의 스콧 웨일랜드"Scott Weiland"와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멤버들"Slash, Duff Mckagan, Matt Sorum"의 결합인 벨벳 리볼버는 여러모로 오디오슬레이브를 벤치마킹한 밴드 같아 보인다.
이렇듯 복고주의 성공과 슈퍼 밴드 탄생의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것은 오디오슬레이브가 이 참담한 록음악 시장에 있어 하나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그들이 대중적으로 이토록 성공할 줄은 스스로도 쉽게 예상치 못했으리라. 음악 스타일 상의 ‘배신 행위’로 인해 RATM 멤버들이 주축이었음에도 기존 팬들은 그들을 외면했다. 물론 사운드가든"Soundgarden"의 팬들 역시 밴드 재결합을 외면한 크리스 코넬"Chris Cornell"을 더 이상 따르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그 둘의 만남이야 말로 음악적 쿠데타였다! 그런데 어디에서 이러한 새로운 팬층이 만들어진 것일까.
다소 거창한 인트로에 온갖 화사한 불꽃으로 뮤직비디오를 장식한 데뷔 싱글 ‘Cochise’가 발표될 때만 해도, 오디오슬레이브의 상업적 성공은 요원해보였다. 음악적으로는 하드록 기치를 내세운 진정성이 어느 정도 받들어졌지만, 이 말초적 시대에 대중적 감성으로 자리하기엔 너무 낡고 무거웠다. 하지만, 두 번째 싱글인 ‘Like A Stone’이 대반전을 이끌었다. 모던록-메인스트림록 양대 차트 1위를 석권하며 에어플레이를 장식한 곡은, 어느새 싱글 차트에서도 선전, 오디오슬레이브의 대반격을 이끌었다. 이에 질새라 ‘I Am The Highway’와 ‘Show Me How To Live’까지 록, 팝 차트 모두에서 환영받으며 록음악이 명함도 내밀기 힘든 이 시대에, 그것도 정통적인 하드록 스타일로 복고주의를 완성해낸 것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2년 6개월 만에 발표되는 오디오슬레이브의 두 번째 앨범 [Out Of Exile]은, 예고되었던 대로 크리스 코넬의 소속사인 ‘인터스코프"Interscope"’에서 발매된다. 결성 당시 두 팀의 전격 결합은, 각각의 소속사에서 한차례씩 번갈아 앨범을 발표하는 것으로 합의를 본 바 있다. 만약 3집이 유효하다면, 당연히 데뷔 앨범 순번이던 ‘에픽"Epic"’에서 발매될 예정. 앨범 발매에 앞서 크리스 코넬은 록음악지 ‘케랭"Kerang!"’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례적일 순 있지만 새 앨범에 대해 무한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새 앨범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최고의 록 레코드 중 하나’라 한다. 너무 뻔한 자신감이라고? 그는 그 근거로 앨범의 단순 명료함을 들고 있다. 수록곡들은 대부분 상당히 간단한 구조를 띠고 있다는 것. 어떤 곡은 불과 코드 2개로 완성된 곡도 있다고 한다. 전체 구성 역시 일맥상통한 주제와 느낌을 담아, 레코드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하나의 여행 같은 음반으로 탄생시켰다고. 물론, 이번 앨범 작업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짧고 굵게 완성했다.
스튜디오에서 불과 20일 만에 22곡을 만들었다는데, 이건 지난 앨범에서 자랑 삼아 떠들던 ‘이틀 동안 7곡, 19일 동안 21곡’에 버금간다. 모든 곡 작업은 철저히 잼을 통한 즉흥 파트 구성법을 지향했다고. 하지만 크리스 코넬은 전작과 다른 특징으로, 음악이 한층 화성적이고 선율적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리프나 그루브에만 의존하지 않은 채, 선율적 미덕과 함께 보다 희망적이고 축복적인 가사를 갖추었다는 것. 그동안 재혼과 득녀를 얻은 크리스 코넬의 행복한 감정과 분명 맞닿아 있다. 점점 공격적이고 욕설이 난무하는 록음악에서 오디오슬레이브의 음악은 희망적이고 클래식 센스를 갖추었기에 더욱 빛난다는 것이 그의 자랑이다.
새 앨범 프로듀서로는 전작에 이어 릭 루빈"Rick Rubin"이 맡고 있다. 왕년에 RATM과 작업한 바 있던 그는, 밴드에 숨겨져 있던 하드록 질감을 크리스 코넬의 내성적 보컬과 잘 매치시켜 성공을 거뒀기에 이번에도 다시 중책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이 전체적인 균형과 외양에서는 전작과 같은 노선임에 분명하지만, 곡 각각의 내용은 엄밀히 말해 변화되어 있다. 우선 앨범은 전체적인 균형상, 전반부는 모던함이 후반부는 거친 질감이 두드러진다. 하드록적 취향은 같지만, 전반부의 곡들에서 나타나는 모던 질감은 약간의 대중적 성향도 내포하고 있다. 그에 한 요소를 차지하는 것은 탐 모렐로"Tom Morello"의 기타 톤이다.
솔직히 데뷔 앨범에서 그의 역할은 미비했다. 그것은 반대로 크리스 코넬에게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었음을 의미한다. 송라이팅에서의 역할은 물론, 곡곡마다 다채로운 빛을 발휘한 크리스 코넬의 음색으로 인해 탐 모렐로의 기타는 일부분만 RATM 때를 어렴풋이 연상시킬 뿐이지 않던가. 하지만, 이번 앨범의 초반부 곡들에선 예의 탐 모렐로 특유의 와우페달 사운드가 넘쳐 난다.
특히, 첫 싱글 ‘Be Yourself’가 대표적이다. 이 곡은 이번 앨범의 모던함과 대중적 취향을 대표한다. 그렇기 때문일까? 이 곡은 이미 다시 한번 오디오슬레이브에게 모던록-메인스트림록 정상을 동시에 밟는 기염을 토하게 해줬다. 물론 싱글 차트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 5월 말에 발표될 앨범을 벌써부터 기대케 해주고 있다. 특히, 새 싱글의 뮤직비디오는 비틀즈의 ‘Let It Be’ 클립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했다고 하는데, 홈비디오 형태의 조악한 질감과 극단적 클로즈업은, 지난 앨범에서 거대한 불꽃 파티에 비하자면 소박함마저 자아낸다. 하지만, 초반 인기는 오히려 상반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
데뷔 앨범을 통해 지나치게 크리스 코넬에 의존적이었던 사운드가 이제야 균형을 찾은 듯한 모습이다. 코넬은 나름대로 다채로운 창법에 화성적 송라이팅을 이뤄냈고, 탐 모렐로는 특유의 오묘한 기타 솔로를 만끽하고 있다. 물론, RATM 시절의 선동적인 사운드와 그루브한 리듬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지만, 오디오슬레이브는 복고와 모던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비로소 슈퍼 밴드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멤버간 너무 타협적인 방식을 모색했다고 비난 받을 지언정, 슈퍼 밴드 출신 멤버들의 출중한 능력을 조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오디오슬레이브가 존재해야 할 까닭이 아닐까? 밴드는 앨범 발매에 앞서 5월 초 전격적으로 특별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바로, 체 게바라가 혁명을 완수한 나라, 쿠바에서 복귀 공연을 펼쳤던 것. 그들은 여전히 슈퍼 밴드이자, 게릴라 본성도 잊지 않고 있다.
글/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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