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urn It On Again
2. Lost For Words
3. She Gets Me Inside
4. First Time
5. Last Thing On My Mind - Feat. Leann Rimes
6. Let Her Down Easy
7. Back In The Day
8. She Believes (In Me)
9. On My Way
10. The Best Of Me
11. Hold You Now
12. This Is Your Song

전 보이존의 리드 싱어, 로넌 키팅의 새 앨범 [Turn It On]. 더욱 성숙해진 보이스를 들려주는 밝은 분위기의 미드템포 곡 첫 싱글 Lost For Words, 리안 라임스와의 듀엣곡 Last Thing On My Mind 등 로넌 키팅표 발라드 다수 수록! 



떡잎부터 달랐던 보이 밴드의 큰 형님
로넌 키팅, 그의 세 번째 앨범 Turn It On

예부터 잘될 놈은 싹수가 보인다고 했다. 팝계를 살펴보았을 때도 팝의 역사에 한 획 그었던 보이 밴드들을 보면 그 안에 미운 오리가 하나쯤은 존재했고 후에 그들이 솔로 가수로 나왔을 경우 성공과 실패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보이밴드의 원 조격인 테이크 댓(Take That) 출신이며 지금 현재 영국팝씬에서 최고의 싱어송라이터라 칭송받는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이다. 그리고 현재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 ina Aguilera)의 돌출 행동 때문에 아연실색해 있는 미남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 역시 엔싱크(NSync) 출신이며 빌보드 차트를 비롯하여 각종 차트 를 장악한 보이 밴드 출신이 아니던가.
지금 소개하는 미남가수 로넌 키팅(Ronan Keating) 역시 권위있는 영국 보이 밴드 가문의 혈통으로 테이크 댓의 대를 이은 보이존(Boyzone)의 리드 보컬이었다. 테이크 댓이나 보이존이나 지금은 오래 전 이야기라 신생 보이밴드들에 비하면 기가 많이 쇠약해 있지만 신생 보이밴드들은 선배 보이밴드들을 목표로 그들의 기록에 도전하며 선배처럼 되기를 바라고 있으니 그들을 교과서 삼은 전략들이 아직은 통하는 세상이다.

당시 14세의 로넌 키팅은 보이존의 오디션장에서 영국의 전설적인 포크 싱어송라이터인 캣 스티븐스(Cat Stevens)의 'Father & Son'을 불렀다. 원곡이 워낙 잔잔하고 조용조용한 노래라 로넌 키팅이 불렀다고 생각하면 전혀 상상이 안가지만 그는 이 곡으로 가볍게 오디션에 통과했고, 결국 그는 몇 차의 오디션을 거쳐 보이존의 멤버가 되었다.
보이존 시대를 거쳐 솔로 데뷔도 수년이 흘렀지만 로넌 키팅의 나이는 아직 20대 중반이다.
1977년 3월 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다섯 남매중 막내로 태어난 본명 로넌 패트릭 존 키팅(Ronan Patrick John Keating)은 보이 밴드를 공개 모집한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오디
션에 응모하게 된다. 그는 수많은 가수, 댄서 지망생들 중에 단연 돋보였고 비로소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 매니저 루이스 윌시의 기획하에 만나게 된 로넌, 마이키, 스티븐, 세인, 키스 다섯 남자들은 94년 'Love Me For A Reason'을 시작으로 'Words', 'All That I Need', 'No Matter What', 'When The Going Gets Tough' 등 발표하는 싱글마다 모두 Top 5에 올려놓았고 지금까지 발표한 3장의 앨범 모두를 영국 앨범 차트 1위로 연속 데뷔시켜 명실 공히 영국 최고의 슈퍼 보이 밴드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지금도 보이밴드들에게 꾸준히 따라다니는 해체설에도 보이존은 저력을 보여주며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로넌이 영화 ‘노팅힐'의 사운드트랙에 'When You Say Nothing At All'을 수록하면서 서서히 그의 솔로 활동이 예견되기 시작했다.

로넌 키팅은 보이존의 리더로써 역할을 잘 수행했을 뿐 아니라 사업가적인 기질도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현재 영국 보이밴드의 자존심인 웨스트라이프(Westlife)를 발굴한 것에서 알 수 있다. 보이존의 매니저이기도 한 루이스 윌시는 당시 IOU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웨스트라이프의 전신을 보고 이들의 매니저를 맡게 되고 여기에 로넌 키팅이 공동 매니저로 합류한다. 로넌은 미완성이 웨스트라이프를 5인조 체제로 갖추게 했고 그
들에게 웨스트라이프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다. 그는 웨스트라이프를 RCA와 계약하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보이존의 공연 오프닝 밴드로 서게 하면서 지금의 웨스트라이프가 있기까지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다.

로넌의 개인적인 활동이 빛을 발할 무렵 보이존에게도 작은 문제들이 생기게 되었다. 스티븐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고 로넌은 모친상을 당하는 등의 시련을 겪으며 보이존은 잠정적인 휴식을 선언한다. 그리고 'When You Say Nothing At All'의 성공으로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정한 로넌은 곧바로 미국으로 날라가 음악 작업에 몰두하게 된다. 두 번째로 발표한 싱글 'Life Is A Rollercoaster'가 영국 싱글 차트 1위로 데뷔하면서 로넌은 바로 데뷔 앨범 작업에 착수한다. 2000년 발표한 데뷔 앨범 [Ronan]은 4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로넌은 보이존 시절 못지않은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이 앨범에는 그의 히트 싱글들은 물론이고 아일랜드 정서가 묻어있으며 보이존의 스타일과는 다른 힘있는 팝이 탄생했다.
그리고 작년 [Destination]이라는 두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데뷔 앨범보다 더욱 귀에 꽂히는 곡들로 무장한 두 번째 앨범으로 로넌은 한국에 찾아와 쇼케이스를 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댄서블하고 경쾌해진 두 번째 앨범은 역시 첫 번째 앨범 작업을 함께 했던 그렉 알렉산더(Gregg Alexander)의 공이 들어간 작품이었고, 그 외 가스 부룩스(Garth Brooks)의 리메이크 곡 'If Tomorrow Never Comes'나 'Come Be My Baby', 'Lovin' Each Day' 같은 흥겨운 곡들이 사랑을 받았다.

아직 한창의 나이지만 벌써 그는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다. 첫 앨범이 솔로 가수로서 전향을 알렸다면 두 번째 앨범은 보이존의 로넌이 아닌 가수 로넌 키팅의 입지를 굳히기 위함이었고 이제 그는 자연스럽게 세 번째 앨범을 발표하게 되었다. 세 번째 앨범의 타이틀은 [Turn It On]이다. 로넌은 이 앨범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작사/작곡/프로듀서에 열의를 보이고 있으며, 거기에 보이존과 닉 카터(Nick Carter)의 앨범에 참여했던 워렌 핵터(Wayne Hector)와 리키 로스(Ricky Ross) 등이 참여했다. 전작의 흥겹고 경쾌함과 1집의 잔잔한 발라드가 합쳐져 로넌만의 독특한 색깔을 입은 앨범으로 탄생했고, 이제 세 번째 앨범 정도 됐으니 안정됨은 말할 것도 없으며 서서히 연륜이 보이기 시작한다.
첫 번째 문을 여는 'Turn It On Again'은 일렉트릭 기타가 바로 귀에 쏙 박히는 곡으로 [Destination]의 'Come Be My Baby'의 뒤를 잇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거기에서 좀 더 강렬해졌음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미드 템포의 'Lost For Words'는 후렴구가 계속 뇌리에 남는 곡이다. 로넌의 허스키 보이스가 이 곡과 제법 잘 어울리면서 남성다
운 매력을 풍긴다. 아름다운 로맨틱 발라드 'First Time'과 리앤 라임스(LeAnn Rimes)와 듀엣곡 'Last Thing On My Mind'는 로넌과 리앤의 하모니가 소박한 기타 선율을 타고 사랑의 도피를 떠나는 듯한 황홀함을 전해준다. 지난 앨범처럼 이번에도 리메이크 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스티브 깁(Steve Gibb)이 작곡하고 케니 로저스(Kenny Rogers)가 불렀던 'She Believes In Me'가 그것이다. 한편의 영화 주제곡같이 감미로운 이 곡으로 다시금 그의 위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폴 베리(Paul Barry)가 콜라보레이션 파트너로 참여한 'Hold You Now' 역시 듣기 좋은 발라드이다.

영국에서 아무리 인기가 많더라도 미국 시장에 발을 들이기 무척 어렵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특히 영국 팝싱어들이 록밴드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도 여전하다. 그런 이유로 보이존과 같은 영국 보이밴드들과 로비 윌리엄스 같은 대형 뮤지션이 국내에서큰 인기를 얻지 못한 탓도 있었다. 로넌 키팅 역시 그런 격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자신의 음악 세계를 이룩하면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그의 새 앨범이 말하고 있지 않은가.